내년 CES 트렌드 … 더 똑똑해진 AI 로봇 몰려온다
비탈길 오르는 자율주행 트랙터
땀 자동 배출하는 전기 외투 등
기계 두뇌 탑재한 신제품 등장
젠슨황 8년만에 CES 기조연설
미래 AI 성장전략 밝힐지 주목
[이상덕 / 이덕주 기자, 매일경제]
◆ CES ◆
바퀴를 다리처럼 움직여 안정성 있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인공지능(AI) 트랙터, 모터와 센서를 결합해 의족을 찰 때 느끼는 불편함을 없앤 로봇 의족, 전기 삼투 현상을 활용해 자동으로 땀을 배출하는 전기 외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쇼인 2025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이번 CES는 내년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내년 CES를 관통하는 거대 키워드는 AI다. AI 기술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로보틱스, 자율주행, 웨어러블 확장현실(XR)에 ‘기계 두뇌’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한 해 트렌드를 조망하는 CES 최고혁신상을 보면 이런 트렌드가 보다 뚜렷해진다. 최고혁신상을 받은 구보타는 ‘KATR’라는 로봇 트랙터를 선보였다. 바퀴가 마치 다리처럼 움직여 오르막을 손쉽게 오르며, 험난한 지형에서도 최대 129㎏ 짐을 싣고 운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업과 건설 분야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설명이다.
기술 기업 ‘마이언트’는 올해 신설된 패션테크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외투를 입고 있을 때 더우면 땀이 차기 일쑤인데 마이언트는 전기장이 가해진 환경에서 액체가 고체 표면을 따라 이동하는 현상(전기 삼투 현상)을 활용한 전기 외투를 개발했다. 옷을 펼친 면적이 1㎡라면, 시간당 최대 200ℓ의 수분을 배출할 수 있다.
드론 기술도 뜨겁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라비스타 경찰서는 911 신고 현장에 드론을 즉시 투입하고 있다. ‘니어스랩’의 드론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스스로 먼저 이동해 현장을 파악하는 시스템(DFR)을 구축하면서다.
AI 확산 흐름은 기조 강연에서도 드러난다. 2025 CES 기조연설자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황 CEO가 기조연설에 나서는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게임용 그래픽카드 중심의 소비재 기업에서 전 세계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쥐락펴락하는 기업으로 성장을 이끈 황 CEO가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AI 플랫폼은 전 세계 모든 주요 클라우드·서버 제조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상위 500대의 76%를 구동하고 있다.
유키 구수미 파나소닉홀딩스 CEO가 일본 기업을 대표해 기조연설자로 참여한다. 한때 일본을 대표하는 가전기업 중 하나였던 파나소닉은 2022년 지주사 체제로 변화하면서 8개 자회사를 둔 그룹으로 변화했다. 가전, 카메라, 배터리, 주택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유키 CEO는 가족 건강과 편안함,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혁신 기술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소개할 예정이다.
중장비 조선업계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기조연설을 맡은 데 이어 내년에는 스웨덴 볼보그룹의 마르틴 룬드스테트 CEO가 기조연설자로 참여한다. 볼보그룹은 트럭, 버스, 건설 장비, 해양·산업 장비 등을 만드는 스웨덴 최대 제조기업 중 하나다.
줄리 스위트 액센츄어 CEO도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액센츄어는 세계 최대의 IT 컨설팅 기업 중 하나로 엔비디아의 파트너 중 하나다.
CES는 지난해부터 기조연설을 주로 장식했던 테크와 모빌리티 기업 외의 산업에서 기조연설자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델타항공, 시리우스XM CEO가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CES의 또 다른 축인 전시 행사에는 가전, 모빌리티, XR 분야의 다양한 기업이 참여한다. 가전기업들이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는 올해도 한·중·일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삼성전자와 SK, LG전자가 전시장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 TCL·하이센, 일본 소니·혼다·파나소닉이 참여한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몰려 있는 웨스트홀에는 혼다, 현대모비스, 퀄컴, 모빌아이, HL만도, 스즈키, LG이노텍 등이 부스를 낸다. 고마쓰, 존디어, 캐터필러 등 중장비 업체들도 CES에 대거 참여한다.
올해는 자율주행 업체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미국 전역에서 상업 운행을 하고 있는 구글의 계열사 웨이모와 후발주자로 웨이모를 쫓아오고 있는 아마존의 죽스가 참가한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도 부스를 낸다. 지커는 웨이모의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BMW, 보쉬, 콘티넨탈 등 모빌리티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XR 분야에서는 대표적인 스마트안경 업체인 중국 엑스리얼을 비롯해 뷰직스, 모지에, 솔로스 등이 참여한다. 메타의 차세대 스마트안경에 적용되는 신경 인터페이스 손목밴드를 만드는 무드라도 CES에 참여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