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안전점검과 방위산업, 물류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요한 기술 도구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항공산업에서는 대형 여객기와 첨단 전투기, 우주산업에서는 로켓과 우주선, 인공위성이 떠오른다"며 "이제 항공우주 산업이라고 하면 드론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니어스랩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학과 출신 최재혁 대표와 정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설립한 드론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지구를 돌면서 정보를 수집하듯 드론으로 지구 가까이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보자며 두 사람이 의기투합했다. 니어스랩은 자율비행 드론 기술을 활용해 세계 25개국 이상에서 안전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안전점검 위주였던 니어스랩 사업을 보안과 국방 분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최 대표는 "과거 항공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계기는 세계대전이었고, 미국과 소련 냉전 시기에 우주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했다"며 "드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은 생산비용이나 운용비용이 전투기·탱크·미사일과 같은 무기에 비해 저렴하다. 이에 따라 국방 분야에서 드론 도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로켓이나 전투기가 더 효과적인 공습과 타격을 위해 발전했다면 드론은 공격 외에 적의 위협에서 아군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며 "풍력발전기 안전 점검에 드론을 활용해 현장 작업자의 위험을 줄이듯이 군에서도 드론 기술을 활용하면 군인들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론으로 전방경계를 대신하면 적은 인력으로도 더 넓은 범위를 빈틈없이 감시할 수 있고, 정찰이나 첩보 수집에도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드론을 군사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비행, 안정적인 자세제어, 목표와 적절한 거리 유지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들어간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은 모두 항공기와 로켓, 인공위성 제작에도 필요하다. 최 대표는 "니어스랩은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안전점검을 하는 데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으며 자율비행 기술에는 정밀비행, 자세제어, 거리유지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모두 녹아 있다"고 말했다.
니어스랩은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국토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지멘스가메사, GE, 베스타스 등 세계 3대 풍력발전기 제조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안전점검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최 대표는 "인공위성이 처음에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점차 그 활용 범위를 넓혀 GPS 위성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이 등장할 수 있었다"며 "드론 역시 하늘을 나는 것을 동경해온 사람들이 만들어낸 장난감에서 시작해 위성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안전과 국토를 지키는 유의미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